교실과 문화 동아시아 과학 교실문화의 이해
저자
송진웅, 정용재, 마틴산야, 나지연, 장진아, 강다연
출간일
2018년 06월 27일
페이지
180면
ISBN
9791159711459
가격
15,000원
본문
책소개
교실은 교육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곳일 뿐 아니라 교수학습 활동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설계된 곳이다. 때문에 교실은 학교교육의 중심이며, 교사와 학생 사이의 유의미한 만남이 끊임없이 일어나야 하는 곳이다. 교육이 국가와 사회 속에서 제도화된 이래로 교실을 통한 교육은 한 순간의 단절도 없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인류의 보편적인 현상이다. 각 개인은 학생의 자격으로 최소한 5-6년, 많게는 15년 이상을 교실에서 성장하고, 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는 거의 일생을 교실에서 지내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교실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의 대화나 토론이 얼마나 일어나는지, 학생들은 교실 담화에 얼마나 또 어떻게 참여하는지 모른다. 흔히들 ‘교실붕괴’라는 말을 하는데,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 얼마나 심각한지, 또 우리나라에서는 교사가 수업을 주도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렇게 된 원인은 무엇이며, 그렇게 하는 게 꼭 나쁜 것인지, 또한 교사와 학생들이 공동체를 형성하면서 의미 있게 학습하고 탐구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한다. TIMSS 및 PISA 등의 국제비교연구에 의하면, 동아시아 지역의 많은 국가들이 ‘높은 성취도와 낮은 정의적 태도’라는 소위 “동아시아의 불균형(East Asian disparity)”(Song, 2013) 현상을 공통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국과 일본은 그러한 불균형이 세계에서 가장 심한 국가들이다.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거의 모든 국제비교학력평가에서 매우 우수한 성적을 받고 있지만, 그들의 (과학 및 수학 등) 교과 학습에 대한 자신감과 즐거움 그리고 동기유발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들은, 입시제도와 교육과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공부해야 하는 시기를 지나기만 하면 해당 교과를 절대로 다시 공부하려 하지 않는다. 어찌 보면 너무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하고 또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우리 사회는 중등학교 졸업 이후에도 지속적인 과학기술적 지식과 이해의 습득이 필수불가결하게 되었다.
문제는, 우리가 이러한 교육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학교 교육이 의무화되고 서구의 수많은 교수학습 이론들이 도입된지 70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우리의 교실은 본질적으로 변화되지 않았다. 생활중심 과학교육, 진보주의 과학교육, 탐구중심 과학교육, 과학기술사회(STS) 과학교육, 구성주의 과학교육, 논증기반 과학교육, 창의융합(STEAM)형 과학교육 등, 그동안 반복적으로 도입되었던 수많은 과학 교수학습 이론들이 있었고 또 그 이론들은 하나같이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출발점으로 삼고 있었지만, 우리 학생들의 ‘교실침묵(classroom silence)’과 ‘낮은 수업참여(lesson participation)’ 현상은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 그렇다면 ‘동아시아의 불균형,’ ‘교실침묵,’ ‘낮은 수업참여’ 등의 현상들은 왜 그렇게 변화되기 어려운가? 그리고 정말 바꿀 수는 있는 것인가? 동아시아 학생들은 교실침묵 그리고 낮은 수업참여에도 어떻게 그렇게 높은 성취도를 보이는가? 동아시아 학생들은 서구 학생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수업참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무엇보다도, 도대체 교실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우리가 알고 있기는 한 것일까?
이러한 문제의식이 바탕이 되어, 본인을 비롯한 일부 과학교육 및 수학교육 전공자들은 연구팀을 구성하여 한국연구재단(NRF)의 사회과학연구(SSK) 소형 사업 일환으로 ‘동아시아 과학수학교실 문화(ECCO-SM: East Asian Classroom Culture of
Science &Mathematics)’ 프로젝트를 2013-2016년 사이에 진행하였다. 우리나라와 동아시아의 과학 및 수학 교실을 문화적 접근을 통해서 분석함으로써 동아시아의 교실문화를 보다 체계적이고 분석적으로 이해하고, 또 이를 통해 동아시아의 문
화적 특성에 어울리는 (과학 및 수학) 교수학습 방안과 이론을 탐색해 보자는 것이 그 기본 목표였다. 또한 소형 단계에 이어 SSK 중형 단계로서 2016년 이후 진행되고 있는 GCER(Glocal Changes and Educational Responses) 프로젝트에서도 동아시아의 과학 (및 수학) 교실문화에 대한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본 책자는 이렇게 ECCO-SM 및 GCER 프로젝트를 통해 이루어진 일부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구성된 것이다. 뿐 만 아니라 본 책자는 서울대학교 BK21플러스 사업의 ‘더
불어’ 과학교육사업단(ToSEF)과의 협업과 지원을 통해 결실을 맺게 되었음을 밝혀둔다.
특히, 본 책자는 동아시아 교실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객관적인 방법론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서, 과학 교실문화의 다양한 측면을 체계적이고 분석적으로 관찰하기 위한 측정도구들을 소개하고, 그 개발과정 및 적용결과들을 중심으로 교육적 시사점을 논의하고 있다. 각 장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겠다.
제1장 동아시아 과학교육의 특징과 문화적 접근의 필요성
도입 성격의 단원으로서, 동아시아 과학 교실문화의 중요성과 연구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먼저, 최근 동아시아의 교육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왜 증가되고 있으며, 국제비교연구 등에서 나타나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모습은 어떠한지를 개관한다. 둘째, 동아시아 과학교육의 특징으로서 ‘높은 성취도 vs 낮은 태도’, ‘교실침묵과 수업참여 유형’, ‘교사 중심의 교실활동’ 등의 문제에 대한 최근의 연구결과들을 소개하고 각각의 의미를 해석하였다. 셋째, 동아시아의 교실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속해 있는 동아시아의 문화적 배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함을 동서양 문화의 비교를 통해 설명하였다. 마지막으로, 과학 교실문화를 문화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였다.
제2장 실행공동체 관점에서 동아시아 과학교실 들여다보기
실행공동체에서는 학습을 ‘사회적 참여과정에서 개인과 집단이 함께 소통하며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 장에서는 이러한 실행공동체의 관점에서, 교사와 학생으로 구성된 공동체의 학습과 발달 과정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실행공동체(CoP) 이론 및 관련 교육 연구들을 개관하고, CoP 이론의 관점에서 과학 교실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본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과학 교실문화 분석 도구인 SCaCoP(Science Classroom as a Community of Practice)의 개발 과정 및 특징
을 설명하였다.
제3장 탐구공동체 관점에서 본 과학교실의 의미와 특징
이 장에서는 과학교실이 가져야 할 의미와 특징으로 기대되는 한 가지 모습으로 탐구공동체에 대해 논의하였다. 여기에서 ‘과학교실 탐구공동체’(Community of Inquiry in Science Classroom: CoI-SC)는 “자연 현상이나 사물과 관련하여 진정한 의심의 상태를 믿음의 상태로 바꾸는 것을 목적으로, 참여자로서 목적을 공유한 구성원들이 실제적 효과에 대한 관찰과 오류가능성을 견지하면서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통해 최선의 설명과 해결책에 이르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교실 공동체”로 정의된다. 이 장에서는 학생 인식 조사를 통해 한국의 초등학교 과학교실의 모습을 과학교실 탐구공동체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특히 동아시아라는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과학교실 탐구공동체가 지니는 의미를 논의하였다.
제4장 학습환경 도구를 활용한 초 ․ 중등 과학교실의 문화적 특징 비교
이 장에서는 동아시아 과학교육에서 나타나는 성취와 흥미 간의 불균형 현상이 초등학교에서 중․고등학교로 갈수록 심해진다는 점에 주목하여, 한국의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과학 교실환경의 모습을 비교하였다. 특히 이러한 현상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 착안하여, 문화적 관점에서 과학교실 현상을 해석하였다. 대표적인 과학교실 학습환경 도구인 WIHIC과 CLEQ를 활용하여 두 학교급의 과학교실에서 나타나는 모습을, 네 가지 문화적 특징(집단과 개인 간의 관계, 형평성 문제,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 과학 교수학습 활동이 갖는 특징)을 중심으로 비교, 분석하였다. 또한 이러한 결과들이 한국의 학교 과학 문화를 이해하고, 학생과 과학교실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수업을 설계함에 있어서 주는 교육적 시사점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제5장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본 동아시아 과학교실의 참여 특징
이 장에서는 동아시아 문화권 학생들의 교실침묵 현상을 사회문화적 맥락과 연결하여 살펴보았다. 이를 위하여 교실침묵을 학생들이 목적을 가지고 수행하는 하나의 ‘활동’으로 인식한 Schultz(2009)와 Hao(2011) 등의 관점을 토대로, 동아시아 문화권의 과학교실 내에서의 참여 양상을 해석하였다. 동아시아의 연구자들에 의해 독자적으로 개발된 두 가지 설문조사 도구(EPIC, EPIC-S)와 이를 이용하여 수행된 연구들을 간략히 살펴보고,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참여 양상에 대해 새로운 시각이 필요함을 역설하였다. 최종적으로 William Sewell의 구조|행위성 이론(1992; 1999)을 통해 동아시아 문화권의 교실침묵 현상이 발생하는 사회문화적 원인에 대해 논의하였다.
목차
CHAPTER 1
동아시아 과학교육의 특징과 문화적 접근의 필요성
1.1 동아시아 교육에 대한 관심 2
1.2 과학에 대한 높은 성취도 vs. 낮은 태도 4
1.3 과학 교실 침묵과 수업참여 8
1.4 교사중심의 교실활동 11
1.5 과학 교실문화의 이해를 위한 문화적 접근의 필요성 13
∎ 참고문헌 23
CHAPTER 2
실행공동체 관점에서 동아시아 과학교실 들여다보기
2.1 ‘우리’와 ‘타인’의 영향력 27
2.2 실행공동체의 개념 29
2.3 실행공동체의 발달 31
2.4 실행공동체의 변형 34
2.5 실행공동체로서의 과학교실 진단: SCaCoP의 개발과 특징 36
2.6 실행공동체 관점에서 본 한국 과학교실의 특징 40
2.7 동아시아 과학교실을 위한 전략적 실행공동체 운영 방향 제안 ·· 45
∎ 참고문헌 49
CHAPTER 3
탐구공동체 관점에서 본 과학교실의 의미와 특징
3.1 과학교실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53
3.2 학습과 공동체 54
3.3 탐구공동체로서 과학교실 60
3.4 과학교실 탐구공동체 관점에서 본 학생들의 인식 71
3.5 동아시아 과학교실과 탐구공동체의 구현 76
∎ 참고문헌 85
CHAPTER 4
학습환경 도구를 활용한 초 ․ 중등 과학교실의 문화적 특징 비교
4.1 한국 과학교육의 특징 91
4.2 학습환경 도구를 통한 과학교실의 문화적 특징 분석 98
4.3 학습환경 도구를 통한 초등학교와 중 ․ 고등학교 과학교실의 문화적 특징 비교 107
4.4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과학교실 수업을 위하여 114
∎ 참고문헌 119
CHAPTER 5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본 동아시아 과학교실의 참여 특징
5.1 침묵이란 무엇인가 123
5.2 동아시아 문화권의 참여에서 나타나는 구조와 행위성 125
5.3 동아시아 문화권의 참여 양상의 해석을 위한 설문 도구의 개발 ·· 128
5.4 동아시아 과학교실에 관한 독자적 연구의 필요성 139
∎ 참고문헌 151
저 자
소 개
송진웅 현재 서울대학교 물리교육과 교수이며, 한국과학교육학회 회장 및 SSK 글로컬 사회변동과 교육적 대응 사업단(GCER) 단장을 맡고 있다. 동아시아과학교육학회(EASE) 회장, BK21+ 미래사회를 선도하는 더불어 과학육사업단(ToSEF) 단장, Asia Pacific Science Education 편집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서울대학교에서 물리교육 및 과학교육으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마쳤으며, King's College London에서 과학교육학 분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과학교육학의 역사와 철학, 과학 교육과정 및 교과서, 과학교육 국제비교, 비형식 과학교육, 과학적 소양, 중등 물리교육 등이 주된 연구 관심 분야이다.
정용재 현재 공주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교수이며, 한국과학교육학회 기획이사 및 SSK 글로컬 사회변동과 교육적 대응 사업단의 공동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초등교육으로 학사 학위를 마쳤으며, 서울대학교에서 과학교육(물리전공)으로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공동체적 접근의 과학교육, 탐구공동체, 가설설정과 귀추법, 초등 물리교육 및 교사교육 등이 주된 연구 관심 분야이다.
마틴산야 현재 서울대학교 과학교육과 교수이며, Asia Pacific Science Education 학술지의 공동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 Bryn Mawr College에서 생물학으로 학사 학위를 마쳤으며, 미국 Pennsylvania 대학에서 초등교육, 화학교육 석사 학위를, Curtin 대학에서 과학교육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된 연구 관심분야는 특수교육 대상자,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과학교육을 실현하고 이를 위한 과학교사를 양성하는 데에 있다.
나지연 현재 춘천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교수이며, 동대학 과학교육연구소 소장, 한국과학교육학회 행정이사 및 SSK 글로컬 사회변동과 교육적 대응 사업단의 공동연구원을 맡고 있다. 초등교사와 서울대학교 교육종합연구원 소속 연구원 직을 수행하였다. 춘천교육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마치고, 서울대학교에서 과학교육학 석박통합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초등 물리교육, 초등학생의 과학적 의사소통, 스마트 테크놀로지 활용 과학교육, 과학 교육과정, 놀이를 통한 과학교육 등이 주된 연구 관심 분야이다.
장진아 초등학교 교사이며, 현재 서울대학교 교육종합연구원의 SSK 글로컬 사회변동과 교육적 대응 사업단(GCER)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초등교육(과학교육 전공)으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마치고, 서울대학교에서 과학교육(물리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초등 물리교육, 학교 과학탐구와 학습의 사회문화적 맥락, 스마트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탐구, 디지털교과서 등이다.
강다연 현재 서울대학교 과학교육과 박사과정생이며, 동 대학의 지구과학교육 및 과학교육으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학원 재학 동안 SSK 글로컬 사회변동과 교육적 대응 사업단(GCER)의 연구보조원이자 Asia Pacific Science Education 학술지의 편집 조교로 활동하고 있다. 과학교육학에 대한 사회문화적 접근을 기반으로 소외된 학습자 및 교실 내 상호작용, 비교문화연구 등이 주된 연구 관심 분야이다.